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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감을 추천하는 이유

일상 꿀팁

by Marigold 2022. 1. 3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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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명절에 선물 받은 곶감을 먹으면서, 곶감도 참 귀한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과일과는 다르게 손수 매달아서 말리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손수 메다는 과정 덕분에 감은 더 달콤하고 맛있는 곶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곶감 사진
곶감 사진

 

곶감을 추천하는 이유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 놀러가면, 마루에 달려있는 감을 보면서, '왜 이런 고생을 하실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한번 먹어봐라"라고 말씀을 하시면서 던지듯이 무심코 던져준 곶감 하나는 나에게 소중하지 않았었다. 곶감이 아무리 달아봐야, 초콜릿의 달콤함을 이기지 못했으니 말이다.

 

무심코 던져주신 곶감을 한입 베어물고선, "맛없어"라는 말을 내뱉었다. 생긴 것과 똑같이 말라비틀어지고 이상한 물컹함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남은 부분은 엄마에게 넘겨주며, 물로 입을 헹구러 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할머니의 서운한 얼굴을 뒤로한 채, 형들과 놀기 위해서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 시절 폭죽놀이가 워낙 재미있었고, 받은 용돈은 폭죽을 사는데 다 쓰곤 했다. 폭죽을 사면서 옆에 놓여있는 초콜릿과 사탕도 같이 사면서,  '이게 곶감보다 맛있는데, 왜 곶감을 힘들게 만드는지 몰라'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할머니는 초콜렛은 건강에 좋지 않다며, 먹을 때마다 잔소리를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성스럽게 만든 곶감을 먹지 않고, 초콜릿을 먹는 손자가 야속하게 느껴져서, 더 잔소리를 하신 게 아닐까 싶다. 

 

시간이 한참 흘러 곶감이 명절 선물로 들어왔고, 곶감이 눈에 보이자 마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어린 시절 곶감을 무심코 던져주시던 할머니의 얼굴이었다. 곶감에 주름은 인자하게 웃으시던 할머니의 주름과 너무 닮았었다.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한입 베어먹는 순간, 그 시절 느꼈던 맛과 똑같았지만, 느낌은 사뭇 달랐다. 말라비틀어진 것이 아니라 쫀득한 것이었고, 물컹한 것이 아니라 촉촉한 것이었다. 그 달콤함은 초콜릿같이 가공되어 있는 식품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곶감을 추천하는 이유는 '비타민A와 비타민 C가 함유되어 있어 항암효과와 면역력을 길러준다고는 하는데',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니라, 맛있어서이다. 어린 시절 곶감이 맛없다고 느껴졌었던 사람들에게는 더욱 추천해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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